2013/8/24/토(광주역- 4·19혁명 기념관-광주고-전남대-국립광주박물관)

우리 네 명은 여행의 첫 날을 광주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조치원역과 논산역에서 타고 네 명이 오순도순 기차를 타고 여정을 떠났다. 그런데 광주역에 도착하니 비가 생각보다 많이 내려서 당황했다. 비가 내려서 기온이 근래 불볕더위보다는 낮았지만 걷다보니 습기에 다들 더워했다. 우리는 광주역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첫 번째 목적지인 광주고를 향해 걸었다. 가는 도중 4·19혁명 기념관을 들리게 되었다. 기존 계획에는 없었지만 의외의 곳 을 발견하고 4·19 당시의 광주에 대해 알게 되어 흡족하며 광주고로 다시 향했다. 광주고 정문에는 4·19 혁명 발상지를 기린 기념탑이 있다. 교정을 더 들어가 보면 4월혁명 발상 기념탑이 있는데 그 기념탑은 60년 4·19 혁명 때 광주에서 처음으로 시위를 시작했던 당시 광주고 졸업생들이 성금을 모아 2002년에 건립했다고 한다. 기념탑 앞에 그 당시 사진들이 몇 개 있고 탑 뒤에는 그 당시 상황이 기록되어있다. 요새는 기념비나 기념탑이 홀로 놓여있고 주변에 설명이 부족하여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관리, 보존에 소홀해지는 것들도 많은데, 이번에 방문한 광주고등학교에서는 잘 갖춰 놓은 기념탑에 감명을 받았다.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뜻을 이어가고자 하는 광주고 선후배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대구역에 도착했을 때 무척 내리던 비가 조금씩 내리는 비로 바뀌면서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 기념탑 앞에서 묵념을 하고 우리는 전남대로 향했다.

전남대 정문은 5·18민중항쟁 사적 1호이다. 그만큼 전남대는 5·18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전남대에 머물러 있던 계엄군이 대학 도서관에 난입, 학생들을 구타하고 가두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5∙18민주화운동이 시작됐다. 정문 바로 오른쪽에 5·18 민주항쟁에 관련된 안내판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생생한 사진으로 대학생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었고, 우리와 같은 나이에 그렇게 용감하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전남대 민주길이라고 하여서 5·18 관련된 곳곳을 다녀보는 코스가 있다. 30년 전의 학생들이 모여서 함께 목소리를 냈던 곳들도 있고 기리는 차원의 조형물들도 있었다. 그리고 전남대학교 내 5·18 기념비와 5·18 기념관까지 둘러보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노력들이 여태 이렇게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이 있음을 새삼 느꼈다.

우리는 광주에서 마지막 목적지인 국립 광주박물관으로 향했다. 빗줄기가 거세지고 박물관 내에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아주 오래전 선사시대부터의 광주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우린 근대화 이루어진 시점 이후의 시대 사진들과 설명을 더 유심히 보며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현장의 꽃, 광주를 살펴보면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사람들에 감동받았다. 첫 날 이동을 많이 하면서 돌아보느라 지치기도 했지만 뿌듯하게 잠들 수 있었다.

 

2013/8/25,26/일요일, 월요일

(①부산역 광장 ②남포동 지하철역 ③부산근대역사관 ④가톨릭센터 ⑤보수동 책방골목 ⑥혜광고 ⑦4.19혁명희생자위령탑)

광주에 이어서 부산으로 우리는 장소를 옮겼다. 광주만큼 부산에도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란 걸 이번 여행을 통해서 느꼈다. 우리는 부산을 2일동안 돌아보기로 했고 좀 더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면서 자세히 역사를 돌아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우리는 부산역을 먼저 방문하였고 그 다음 순서로는 7번부터 거꾸로 돌아보았다. 4.19 혁명희생자 위령탑 같은 경우에는 부산 민주공원에 있었고 민주공원의 장관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산 위에 민주공원에서는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기 위한 장소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박물관도 제공되어 있었다. 민주공원에서 우리는 가장 많은 것을 느꼈던 장소라고 생각한다. 민주공원에 딱 들어서자, 우리들을 자연스럽게 숙연해지고 묵념도 하면서 학생들의 희생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위령탑과 박물관 등의 시설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민주공원에 이어서 우리는 혜광고와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이동하였다. 혜광고는 부산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날 때 혜광고 학생들이 많이 참여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방문하였는데, 아직도 학생들의 모습이 열정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근대역사관을 다음으로 방문하였다. 부산근대역사관은 대구, 광주에도 근대 역사관이 있듯이 부산에서 일어난 근대역사의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었고 건물에서도 근대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학생들이 민주운동을 하는 모습과 과정들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일상생활을 하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다음 날에는 가톨릭센터를 방문하면서 부산 민주올레 코스의 절반을 돌아다녔다. 직접 그 길들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다니면서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고 물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 모두 가슴으로 배우는 역사현장들이었다. 가톨린 센터에 이어서 남포동 지하철역 주변을 방문하였다. 남포동 지하철역은 현재 번화가로 많은 상점과 음식점들이 생겨 나 있지만 그 당시에 민주운동을 하는 장소 중 하나였다. 남포동 지하철역에는 근대역사의 일부분을 설명하는 팻말이 있었고 우리는 그 글을 통해 옛날의 부산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

 

2013/8/24/토(대구역- 4·19혁명 기념관-광주고-전남대-국립광주박물관)

이번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대구역에 도착했을 때 대구가 우리나라의 극서지라는 이유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른시간이었지만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우리가 도착한 대구역은 대구의 중심에 위치한 곳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곳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여러 독립운동이 일어나기도 했고 여러 공식행사와 민중집회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대구역 앞쪽 벤치에서 여러 어르신들이 앉아 이야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혹시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 계시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백화점에서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해 있는 대구근대역사박물관을 방문했다. 과거 대구은행의 원형을 그대로 살려서 이국적이고 멋스러운 외관을 가진 건물이었다. 박물관 안쪽은 2층으로 전시된 전시물들을 통해 근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과거 부정한 정권에 항거하여 학생운동을 한 2.28학생운동에 관련한 글과 사진들이었다. 우리보다 어린나이의 고등학생들이 시작한 운동은 하나의 작은 불씨처럼 타올라 후에 4.19혁명에도 큰 영향을 끼쳐 독재정권을 몰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학생운동을 기리기 위해 2.28 민주공원을 조성했는데 박물관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방문하였다. 대구에는 이밖에도 2.28민주운동 기념회관, 2.28집결지 표시석, 2.28기념탑 등 2.28을 기리기 위한 여러 가지 기념시설들이 많이 조성되어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대구사람들이 이 학생운동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도 국사책에 몇줄 정도 나와 있을 뿐이었던 2.28운동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다.

공원 방문 후에 대구백화점을 방문했다. 동성로에 위치한 대구백화점은 대구에서 가장 번화가로 꼽힐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었다. 실제로 많은 집회들이 대구백화점 쪽에서 일어났다는 말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우리가 방문 했을 때 집회가 열렸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피켓을 목에 걸고 자신과 가족들이 인육살인범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대구사람들에게 동성로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전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