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서울>

 

내일로 첫날 비교적 가까운 서울부터 내일로를 시작했다.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 있는 것 처럼 뜨거웠던 날

 

처음 찾은곳은 명동성당이었다. 명동성당에 도착해서 내부를 둘러보고 놓여져 있는 책자들도 보고 무시무시한 최루탄과 군인들을 피하던 모습을 상상해보며 성당 곳곳을 돌아다녔다. 비록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 그때의 흔적은 많이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의 방공호가 되어주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명동성당을 찾을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다음은 명동성당과 꽤 가까이 있는 성공회대성당이었다. 22년전 6월 항쟁, 범국민대회가 개최된 곳이다. 이곳은 역사적으로도 물론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오늘날까지도 민주주의 말살을 규탄하는 곳이기도 하다. 1980년대 민주주의를 향한 외침이 있었던 곳과 2000년대 민주주의 말살 규탄하는 곳이 같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를 느꼈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이 눈앞에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는 느낌에 오싹하기도 했다. 그 곳에 있는 동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갔을때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곳이라 그런지 불도 모두 꺼져있고 인적이 거의 없었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을 고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던 그곳의 불꺼진 어두운 복도가 점점 까맣게 잊혀져가는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울적했다.

 

전태일 동상과 다리는 찾기가 쉬웠다. 동상이 세워진 곳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그 사람들이 과거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게 누군가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랬다

 

<8월13일 광주>

 

구 전남도청 및 금남로는 영화 화려한 휴가에도 나온 유명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구 전남도청은 아쉽게도 공사중이라서 공사중인 외관만 보고 왔다. 이곳은 딱히 뭔가는 없었지만 금남로에 사람들이 무장한 군인들과 대치하고 있었던 것을 상상하면 마음이 짠한 곳이었다.

5.18 자유공원은 찾아가다가 더위때문에 탈진할뻔한 곳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이곳에는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몇개의 조각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김대중 컨벤션 센터는 자유공원과 꽤 가까운 곳에 있어서 자유공원을 갔다가 걸어서 간 곳이다. 엄청 큰 컨벤션 센터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8월 14일 익산>

익산역 4.19기념탑은 익산역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찾아가기는 쉬웠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절대 의미를 알 수 없을정도로 뭔가 허술해보였다. 알고보면 의미가 있는 기념탑인데 지나가다가 보면 그냥 주차장 한 가운데에 있는 이름모를 기념탑으로  기억되기 쉬울 것 같은 외관이었다.

 

<전주>

전북대학교는 쨍쨍 내리쬐는 뙤양볕에 지치고 배고프고 힘든 일정에 눈도장만 찍고왔는데 이곳을 떠나고 와서야 바보같이 인증샷을 찍지 않았다는것을 알았다.

 

이번 여행은 과거를 여행하는 것 같았다. 과거에 일어났다고 배웠던 그곳의 현장들을 찾아가보니 역사로만 생각했던 일들이 피부로 와닿는 것 처럼 가까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