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저희는 민주화 운동 역사에서 활동하였던, 그 중에서도 종이와 펜으로 싸웠던 민주화 운동 시인들의 작품과 가치관, 시대적 영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상과 소통하는 법, 더 나아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투쟁하는 법은 다양합니다. 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사회에 영향을 끼쳤는지 그 흔적을 쫓고자 계획을 꾸렸습니다. 저희는 민주화 역사 중 두 가지 주요사건인 4.19 혁명과 5.18민주화 운동에 초점을 맞추어 그 속에서 활동했던 시인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다녀간 곳

1일차: 김수영 문학관 / 4.19민주혁명 기념도서관

2일차: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국립 5.18 민주묘지 / 5.18 추모관

3일차: 땅끝순례문학관 / 김남주 생가

4일차: 고정희 생가


[5.25] 첫날. 서울, 4.19 혁명 속 김수영 시인의 흔적을 찾다.

8월 30일, 저희는 4일간의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민주화 역사 속, 대표적으로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있던 시인들의 발자취를 쫓으며 우리가 어떠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감으로 가득 찬 출발이었습니다.

첫날은 김수영 시인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김수영 문학관에서 시인의 인생과 가치관, 그가 살던 시대와 그 속에서 어떠한 작품을 남겼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도봉구에 위치한 김수영 문학관. 애써 웃으며 사진을 찍었지만 길을 헤매느라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ㅠㅠ 사실 직접 가보기 전에는 그리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본래 저희 계획은 김수영 문학관보다 4.19기념 도서관에서 주로 탐방을 진행하는 것이었죠. 그.러.나..! 도착해서 한바퀴 돌아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더군요..! 김수영 문학관에는 시인의 생애, 대표작, 그의 가치관과 유품부터 시작해서 영상자료와 직접 시를 만들고 읽어보는 컨텐츠까지 읽고 듣고 즐길 거리가 너무나도 풍부했습니다.


그의 생애를 쭉 살펴 보니 그의 철학이 어떠한 배경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그가 썼던 노트를 전시해 놓기도 했습니다. 실제 그의 필적을 보니 당시 상황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그의 기분이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던 재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전시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시작(詩作) 코너였습니다. 김수영 시인의 단어를 자유롭게 배합해 관람객이 자기만의 시를 만들어보는 공간이었습니다.



무너져가는 현실 속 방 안에 누워 시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를 생각하며 팀원들이 모여 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시 하나에 세 명이 붙여 쓰려다보니 어째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기도…  이 체험을 하며 김수영 시인이 사용하는 간결한 단어를 좋아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그의 결단력 있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김수영 시인은 언론의 자유를 중시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가치관을 조금 더 깊게 살피기 위해 우리는 419 도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서관이니만큼 정숙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아쉽게도 내부에서 사진 촬영은 하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4.19혁명이 일어나기 전 후 당시 언론의 자유를 중심으로 자료를 보았습니다. 당시 김수영 시인이 통탄했던 언론 자유의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마음대로 목소리를 낼 수도 없고, 심지어 이로 인해 목숨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독재정권의 부당함을 알고 있는 지식인들에게는 더없이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너도나도 목소리를 높여 문제를 알리고 대중을 깨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 않았을까요? 그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위해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여행의 첫날을 마쳤습니다. 몰랐던 사실을 상당히 많이 알게 된 하루였고, 역사 의식이 조금이나마 깊어지는 뿌듯한 경험을 한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팀원들의 첫날 느낀점

주영: 고등학교때 풀과 관련된 시를 썼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던 시인이었습니다. 그의 시를 보면 비장함과 민중에 대한 깊은 이해가 느껴지는 듯 했는데, 그 이면에는 착잡한 사회 상황과 그에 따른 문제의식이 숨어있었습니다. 그의 시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당시 사회 분위기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는 하루였습니다.

동훈: 사실 김수영 시인은 저에게 생소한 시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계기로 이렇게 4.19 역사와 훌륭한 시인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상훈: 처음 여행길을 나설 때는 그저 들뜬 마음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문학관과 기념관에서는 그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들뜬 마음은 어느새 차분해졌고 글과 사진을 볼 때는 그당시 상황이 머릿속에서 재연되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위해 탐방을 시작했는지. 첫 날은 마음을 다지기 위한 날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