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8월 16일(수)부터 4박 5일동안 탐방활동을 한 펜.민 모둠으로부터 탐방기록을 담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너무 자세하게 써 놔서 저희가 특별히 더 소개해 드릴 내용이 없네요. 방문지별 사진들이 다 진지하고 열심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아래는 펜.민 모둠이 직접 보내온 메시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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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민주야 여행가자 탐방 모둠으로 선정된 ‘펜.민’이라고 합니다. ‘펜.민’은 ‘펜으로 민주화의 길을 그리다.’의 줄임말로 민주화운동에 한 몸을 던져 총과 칼 대신 펜으로 투쟁하신 참여문학 작가님들의 자취를 저희도 펜을 들고 따라가 보자는 의미에서 짓게 되었습니다.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간호학과로 구성된 저희는 문화평론모임에서 만나, 민주 운동과 관련한 영화, 관련 문학작품들을 접하면서 민주화운동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 ‘민주야 여행가자’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평소 친하게 지냈던 4명이 모여 이렇게 ‘펜.민’이라는 모둠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문화평론모임에서 만났다는 특색을 살리면서 타 모둠과 차별화되는 여행을 계획하고 싶었고, 단순히 민주화성지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오기보단 때로는 투쟁으로, 때로는 고발자로 운동에 몸 바친 참여문학인의 얼을 느끼고, 깊이 알아보는 게 뜻깊을 것이라 의견을 모았습니다. 

단순히 노벨문학상 후보로만 알려진 고은 시인, 작품은 유명하지만 그 삶에는 무지하기 십상인 신동엽 시인, 김수영 시인, 그리고 유신체제의 희생자였지만 희망을 노래한 천상병 시인, 광주민주화운동을 고발한 황석영 작가의 발자취가 어린 장소에서 그분들의 삶을 알아보고, 그분들 투쟁을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그분들이 그토록 열망하신 민주화의 소중함을 느껴보고자 합니다.



본격적인 탐방 전, 사전지식을 쌓기 위해 8월 11일 1차 모임을 가져 4.19혁명부터 6월 민주 항쟁 까지 역사적 사건을 육하원칙으로 요약하고 과정과 의의, 한계점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8월 14일에 2차 모임을 가져 저희가 선정한 문학인(천상병 시인, 김수영 시인, 신동엽 시인, 고은 시인, 황석영 작가)의 생애와 민주주의관련 작품에 대해 학습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탐방일정 후엔 사전모임에서 만든 탐방종이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느낀 점, 감상을 작성합니다. 또한 시인과 관련된 장소에선 시낭송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이후 탐방 사진들과 함께 동영상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첫째 날은 부산대에 모여 사전 모임을 통해 학습한 사항을 점검하고 탐방전 기대, 바람을 위 종이에 작성합니다. 그 후 부산대의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10.16기념관, 부산 민주공원을 탐방 후 일단 해산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새벽 버스를 이용, 서울로 향합니다. 서울 도착 후 곧바로 도봉구로 향해 그곳의 김수영 시인 문학관을 시작으로 강북구의 4.19민주묘지와 기념관, 종로구의 마로니에 공원, 귀천 2호점, 광화문, 유월민주항쟁 진원지(성공회서울대성당), 명동성당을 탐방합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광화문은 가지 못하였습니다ㅠㅠ)



셋째 날 부여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 신동엽 시인 문학관(생가)을 탐방합니다. 그 후 전북 군산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넷째 날엔 고은시인의 시비가 있는 진포시비공원을 탐방하고 고은시인의 모교인 군산고와 그 앞 흥남 공원을 탐방합니다. 그 후 버스를 타고 광주로 이동하여 동구의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과 금남로, 구전라남도청을 탐방합니다.



다섯째 날엔 5.18 국립묘지와 망월동묘지, 전남대학교, 5.18 기념공원을 탐방하고 부산으로 돌아와 총 결산을 한 후 탐방일정을 마무리합니다.(시간이 없는 관계로 전남대학교는 가지 못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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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느꼈던 진지함이 답사기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새벽같이 움직여 별이 총총 뜰 때까지 하루 하루 그렇게 탐방활동을 펼쳤던 펜.민 모둠은 시인과의 간접적인 만남을 통해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네 삶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습니다.



"분명 대한민국은 4.19 혁명 당시보다 민주적으로 발전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어떨까? 학생들의 정치참여는 이제 보기 힘들고, 국민의 권리인 시위 또한 뜻 있는 학생이 아닌 특정단체의 주도하에 이뤄진다고 여겨지고, 문학과 철학은 그저 밥 벌어먹기 힘든 학문일 뿐이며, 학생은 가만히 앉아 공부나 해야한다는 이 현실이 어쩌면 과거보다 정신적으론 퇴화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인은 아픈 몸으로도 수많은 시를 남겼으며 그 시들은 희망과 행복을 노래했다. 결국 폭력과 억압은 물리적, 신체적으로는 시인에게 고통을 주었지만 그의 영혼만큼은 상처입히지 못했던 것이다. 자유와 정의를 갈구하는 국민의 영혼도 마찬가지다. 독재, 폭력, 통제로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고문하고, 죽일 순 있으나 그 열망만큼은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천상병 시인이, 그리고 역사가 증명한다."



"인터넷으로 하고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하고 시위를 하고 싶으면 시위를 하고 내 맘대로 이렇게 글을 써도 잡혀가고 고문당하고 살해될 거란 걱정을 없애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 당했는지, 평화적으로 정권 교체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문 당했는지, 우린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여러분들도 펜.민 모둠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김수영, 고은, 신동엽 시인과 황석영 소설가를 만나고, 그 속에서 우리 역사를 함께 만나는 독특한 경험을 함께 해 보세요.



펜.민 모둠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