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사학과에 재학 중이면서, ‘동아시아 대학생 평화 인권 캠프’라는 동아리를 같이 하고 있는 친구들로 이뤄진 `잇다` 모둠이 지난 2017년 8월 13일(일)부터 16일(수)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탐방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잇다’에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는 이전 세대의 민주화 운동과 지금 우리 세대의 민주화 운동을 이어서 생각해보자는 의미입니다. ... 또한 ‘사람들의 기억을 잇는다.’라는 의미도 담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쓰는 법은 다르지만 읽는 법이 같은 ‘있다’라는 단어에서 따왔습니다. 저희 세대의 세월호, 구의역 사고, 촛불 집회에서도, 이전 세대의 6월 민주항쟁, 5.18 민주화 운동, 4.19혁명에서도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생각한 적이 있는가`, `자신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행동을 한 경험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탐방 전부터 던지고 그 답을 찾아 동아대학교, 세월호의 상흔이 있는 현장들인 목포와 안산, 5.18의 역사를 간직한 광주, 그리고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흔적을 찾고 전태일 열사를 만나고, 현재 진행중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진상규명을 외치는 수요집회 현장과, 강남역 살인사건 및 구의역 사고 현장을 탐방하였지요. 



탐방 내내 엄청난 빗속에서 온몸이 흠뻑 젓으면서도 미리 여러권의 책으로 공부하고, 사전 자료집을 만들었던 그 열정 그대로 한 곳 한 곳 탐방활동을 하였는데요.



탐방지마다 현재 자신들의 눈으로 역사를 재해석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실천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들이 가득 묻어납니다.



"저희 4명은 모두 사학과입니다. 사학과는 쉽게 말해 공식 및 비공식 기록, 유물, 유적 등을 이용해 당시의 사회상, 생활상, 사상, 정치, 경제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학교 측의 의도적인 외면과 학생들의 무관심은 우리들의 기억을 바꿔놓고 잊히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동아대학교 탐방활동에서)



장대비 속에서 만난 목포 신항에 있는 세월호를 바라보기만 해도 여러 번 울컥거렸다는 `잇다` 모둠.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는 그곳에 계신 유가족분들과 인터뷰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인사를 드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저희가 저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뭐라 해야 될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일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반성하고 생각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게 해선 안된다는 다짐은 할 수 있습니다. 그냥 없애고 묻는다고 역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는 보존하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입니다."(허물어질 위기에 처한 옛 전남도청 앞에서)



"외면한다고 해서 진실이 가려지지는 않습니다. 일베 및 여러 포털 사이트들에서 일어나는 각종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들은 이런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이라 저희들은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배운 왜곡된 역사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는 이런 역사체험이야말로 역사의 왜곡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매일 매일의 탐방지마다 소주제로 `기억과 잊힘, 그 사이에서`, `기억과 왜곡`,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화두를 던지고 탐방활동한 `잇다`모둠은 과연 어떤 답들을 찾았을까요?



엄청난 장대빗속에서도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탐방활동을 한 `잇다` 모둠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