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을 기록하기 앞서, 저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먼저 풀어 놓고자 합니다.

 

저희 팀이 지향했던 민주주의 여행은 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민주주의 스팟을 주목하고, 민주주의 활동의 뒤에서 든든하게 지지해 주었던 `종교 사적`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앞서 `꽃보다 호랑이`팀원 중 그 누구도 종교를 갖고 있지 않으며, 특정 종교를 우상화하거나 신봉하는 의도가 전혀 없음을 먼저 고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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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차, 9월의 첫날이었습니다!


이 날은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있기도 한 설레는 날이었는데, 날씨도 아주 맑아서 예감이 좋았습니다:)



원주역에서 제천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 하니까 더더욱 여행가는 느낌이 나지 않나요!(ㅎㅎ)

기차에서 먹을 과자도 챙기고,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기차에 탑승!



설레는 꽃보다 호랑이팀!

제천으로 출발합니다><

(오늘은 티를 같이 맞춰입었어요!)

가는 길에 국내 유일한 원형으로 도는 선로가 있다고 하던데, 아쉽게도 옆으로 쏠리는 느낌은 못 받았네요ㅠ



꽃보다 호랑이팀은 제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제천 배론 성지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제천역 주변에 있는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행운의 여신이 따르는지 아주 맛집에 들어왔어요(ㅎㅎ)

다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마, 이게 바로 정류장 스웩이다)


 제천은 대중교통이 타 지역에 비해 발전한 곳이 아니라서,

기본적인 교통 정보 시스템조차 알 수 없는(...!)전설의 장소였습니다


덕분에 배차간격이 얼만지도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느라 기약없는 기다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꽃보다 호랑이는 엉덩이가 무거운 호랑이^7^

결국 배론 성지로 가는 버스를 쟁취해 냈습니다...!


(코스타리카에서 휴양을 즐기고 싶다던 박군과 김군)

 

보내줄테니 가보렴 아주..^8^



 그렇게 약 15분~20분 가량을 달려 제천 배론 성지에 도착했습니다!



 배론 성지에는 상당히 많은 건물들과 종교 사적들이 있었는데,

꽃보다 호랑이팀은 그중에서도 민주주의와 관련된 스팟을 중점적으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탐방에 앞서, 제천 배론 성지를 맡은 손유진(20, 꽃보다 호랑이)의 교양이 있었습니다!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로 천주 교회사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곳은 한국 초대교회의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들어와 화전과 옹기를 구워서 생계를 유지하며 신앙을 유지한 교우촌이었습니다.

 배론이란 지명은 이 마을이 재 한 산골짝 지형이 배 밑바닥 모양이기 때문에 유래했다고 합니다.

 배론에 천주교신자들이 본격적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1791년에(정조15) 일어난 신해박해 이후로 추정되는데 탄압을 피하기 위하여 숨어든 교우들의 은신처가 되었습니다.


(조선시대부터 발전했던 지역이기에 천주교 성지임에도 한옥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곳은 1801 년 신유박해 때 황사영이 당시의 박해상황과 신앙의 자유와 교회의 재건을 요청하는 백서를 토굴 속에 숨어 집필한 지역이며, 

 1855 년(철종 6 년)에서 1866 년(고종 3 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배론 신학교가 소재했던 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1861 년 별세 한 우리나라 최초의 유학생이며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 신부가 된 최양업의 분묘가 소재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배론성지는 1911 년 경성교구에 속해 있다가 1968 년 원주교구에 속하였으며 1970 년대 들어 개발되어 오늘에 이른다고 합니다.


 


 꽃보다 호랑이 팀이 제천 배론 성지를 탐방하기로 한 것은 전날 갔다 왔던 원동성당에 연장선에 있던 이유였습니다.


 이 곳은 1970년대 유신정권의 폭압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우던 초대 원주교구 장이신 지학순 주교님이 잠들어 계시는 곳입니다. 



 지학순 교주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성직자의 묘소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이 상당한 오르막(ㅠㅠ)이었지만

 지학순 교주님을 뵙고 인사를 드리고자, 땡볕을 무릅쓰고 위로 향했습니다!


                                                                (지학순 교주님 무덤 앞에 있던 꽃)



 꽃보다 호랑이팀은 교주님의 무덤 앞에서 잠시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나라 민주화에서 뜻깊은 선언을 하시고, 사회의 공익을 위해 본인을 희생하면서까지 노력하신 점을 가슴에 깊게 새기고 이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성직자 묘소에서 내려와, 이동하기 전 기념으로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주변에서 휴양을 즐기고 계신 아주머니와 아저씨께 사진 촬영을 부탁드렸고, 유쾌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친한 호랑이들^6^)


꽃보다 호랑이팀은 이 일을 계기로 운명을 믿게 되었습니다(ㅋㅋㅋ)

(소오오오름)



꽃보다 호랑이팀은 지학순 교주님을 뵙고 온 후,  배론 성지를 떠나고자 했으나


이곳까지 오는 버스는(...) 절망적으로 언제 오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인원이 다섯명인 탓에 초과(..)로 인해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땡볕의 9월 첫 날, 더위와 기다림에 지친 호랑이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습니다^6^


(사마귀와 교감하는 김진완(20, 꽃보다 호랑이))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던 도중!!!


 기념사진을 찍어주셨던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버스를 기다리는 꽃보다 호랑이팀을 발견하시고


 차를 태워주셨습니다!!


(이것이 말로만 듣ㄷ던 귀인찬스...!)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민주주의에 대해 탐구하며 직접 찾아다니는 학생들이 기특하다고 하시며 혹시 차편 때문에 고생하지 않을까 꽃보다 호랑이팀을 찾아다니시며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저희는 감사드리며 우연과 인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ㅠㅠ)


 아저씨는 사회복지 업무를 하고 계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꽃보다 호랑이팀 중 두 명이 광주 출신임을 들으시고는 아저씨가 5.18 민주 항쟁 당시 광주에 근무하던 군인이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일에 대해 반성하시며 사회 복지 업무를 하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시 군대에서는 무조건적으로 광주 시민들을 폭도 취급했고, 상관의 지시가 무조건적으로 옳은 줄 알았던 알았던 아저씨는 실제로 광주 시민들을 폭도라고 생각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후에 이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았고 승진을 포기하고 상관과의 단절을 택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민주주의의 흐름을 겪으신 분과 만났다는 것 자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ㅠㅠ)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는데요,


 첫째 날 다녀왔던 원동성당에서 사진을 찍어 주셨던 신부님을 아신다고 하시는 겁니다(...!)

꽃보다 호랑이팀은 진심으로 놀랐습니다..!


 꽃보다 호랑이 팀은 이 일 이후로 운명을 믿게 되었습니다 :)


도와주신 아주머니, 아저씨 덕분에 편하게 제천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꽃보다 호랑이팀은 여행의 우연, 인연, 설렘을 느끼며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계속해서 곱씹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ㅋㅋㅋ)


여행의 묘미는 우연과 인연, 그리고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요!


이렇게 제천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번외]


꽃보다 호랑이팀은 제천 일정을 마치고 성남으로 이동했습니다!

(다들 버스에서 곯아떨어져버려서 사진 없다는건 안비밀..ㅎ)



그렇게 성남 시외버스터미널 도착!

성남시민인 호랑이 하나를 따라서 숙소로 향해 한일 결승전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그저 스-웩)

 그렇게 시작된 결승전이자 한일전이자 군면제룰렛...!


(경기가 생각대로 안 풀려 개빡친 표정입니다)


 전반, 후반이 답답한 고구마 경기로 끝나고 이어지는 연장전!


연장 전반에 이승우, 황희찬 선수가 골을 넣고 숙소는 열광의 도가니였습니다.

(사진찍을 정신도 없었음)


 그리고 대망의 금메달이 결정되자!!!


(감격한 호랑이들)


 여러모로 정말 행복하고 신기하고 행운이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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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일차 배론 성지를 방문한 뒤 작성한 꽃보다 호랑이 팀원들의 후기 및 느낀 점입니다!

이예은 : 

신기한 인연, 행운이 넘치는 하루였습니다. 정말 술자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못 잊을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친구들과 민주주의로 여행을 테마로 다니는 것에 대해서 뿌듯함을 느꼈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안승범 : 

버스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배론성지에서는 인터넷 조사를 통해서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았다. 성역화를 하는 과정이 한 주도적인 인물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 천주교 성지들이 한국적인 건축양식을 보존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 기독교에 관한 열네 가지 이야기 등 모든 종교적인 이야기들이 나에겐 신선하게 다가왔고 이곳에서 만난 우연한 인연도 우리의 여행을 한층 더 값지게 만들어 주었다.


박민수 :

배론성지를 가려고 하는데 교통편이 너무 불편한 산속에 있어서, 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외진 곳에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성지라서 그런지 굉장히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배론성지에 있는 시설들에 얽힌 사연을 하나하나 알아갈 때마다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배론성지 입구에 순교자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다는 미로가 있어 자신 있게 도전했지만, 중간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미로를 끝까지 가지 못하고 포기한 자신을 돌아보며 순교자들의 헌신적인 삶의 태도를 본받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진완 :

종교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200년 전만 해도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자유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생각한다. 백서 사건은 단순히 억울함의 토토가 아닌 억압받는 인권과 자유의 보장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생각한다.


손유진 :

정말 오랜시간 버스를 기다려서 배론성지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훨씬 컸고 대성당, 소성당 뿐만 아니라 산을 올라가면 사제들의 무덤들도 있었고 예수가 어떻게 부활했는지 그 과정을 묘사한 동상들도 많이 있었다. 신유박해 때에 황사영이 썼던 백서도 보면서 제천 배론성지는 투쟁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