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며 먹는 버부리 떡볶이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던 중학교 3학년 여중생들이 어느덧 22살이 되었습니다. 저마다 다른 대학교로 흩어져 마주하게 된 사회는 바다와 같았습니다. 너른 품으로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다가도 끊임없이 파도가 몰아치는, 그런 바다였습니다."



지난 2015년 8월 19일부터 5일 동안 `버무리` 모둠은 `우리 안의 붉은 악마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5공화국 시기에 빨갱이 이데올로기를 민주주의 탄압의 도구로 이용한 사건들`을 살펴보기 위해 인천, 서울, 군산, 부산, 광주 등을 탐방하고 돌아왔습니다.



해방 후 우리 나라의 역사는 결코 반공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했지요. `사람들은 불처럼 그들을 몰아갔고, 바람에 날리는 재처럼 빠르게 그들의 존재를 잊는` 아픈 역사를 마주하며 많은 숙제를 안고 마무리한 `버무리` 모둠.




<버무리> 모둠은 탐방 한달 전부터 수차례 모여 탐방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 조사하고 사전에 답사집을 제작하여 탐방에 나섰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각 답사기에 있는 한 문장 한 문장이 허투루 지나칠 수가 없게 만드는 힘이 느껴집니다.

"이번 탐방은 밑져야 본전인 것이다!! 우리는 배울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아이가 와서 `붉은 풍선`을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그 아이에게 풍선을 건네주자 신나서 뛰어 돌아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앞으로 우리가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보존해 우리 후대에게로 전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제가 마주한 분들은 역사를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역사에 공감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진심어린 감정들을 눈 앞에서 직접 보고 경험하며 ... 탐방을 통해 배운 역사에 공감하는 자세, 역사를 즐길 줄 아는 자세를 앞으로 차근차근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민주주의 현장 탐방을 하는 곳과 사건에 대한 짧지만 알찬 설명, 그 현장을 접하는 솔직한 마음들, 그리고 버무리의 특별 추천 코스까지! 답사기를 읽으면서 버무리 모둠과 함께 들뜨고, 소름이 돋고, 안타깝고, 즐겁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2015.08.19 - 2015.08.23 버무리의 "우리 안의 붉은 악마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