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장 초입에는 ‘전태일이 1970년 11월 13일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분신 항거한 곳입니다‘라고 적힌 동판이 자리하고 있다. 좁은 봉제공장 한구석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던 22살의 재단사 전태일이 하도 읽어 누더기가 된 근로기준법을 끌어안고 분신한 이후, 껍데기뿐이었던 근로기준법은 그의 몸과 함께 재가 됐다. 또 전태일의 몸을 태웠던 불은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의 의미를 점화했다. 노동자들은 매해 11월 13일 전태일이 육신 대신 남긴 정신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며 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